비문학이 어려울 때 해결 방법 - 정독을 하자 - 빨리 시작하는 공부방
반응형
728x170

독서는 2023 수능까지만 해도 국어에서 변별력을 만드는 ‘킬러 문제’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파트였다. 물론 현 정부의 킬러 문제 배제 선언 이후로, 2024 9모 및 수능에서 독서 파트의 난이도는 이전과 비교 하면 확실히 하향되었다. 그러나 정답률 50% 근처의 변별력 있는 문제들은 여전히 출제되고 있어 마냥 쉽다고만은 할 수 없다.

 

독서와는 대조적으로 문학이 어려워지며 이런 문 제들을 빨리 해결하고 넘기려다가 실수하는 학생들 이 많다. 수능에서 독서 난이도가 한 번 더 크게 하향될 가능 성은 낮은 만큼 앞으로도 독서는 수능 국어에서 상 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 경험상, 독서는 수능의 모든 과 목을 통틀어 성적을 가장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과목이다.

 

내 독서 실력은 처음에는 처참했다. 역대 시험 중에서 가장 쉬웠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독서 파트에서 2개를 틀린 것은 물론, 집에서 기출 을 풀어보다 미끄러지면 간혹 반타작을 하는 경우 도 종종 있었다. 독서가 어려운 이유는 해당 지문에 나와 있는 내용 이 모두 중요하며 어느 부분에서도 선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 문장이나 문단이 나타내는 범위에는 차이 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문단에서 인체를 소개 하고 2문단, 3문단에서 각각 팔, 다리를 세부적으로 다루는 지문이 있다면, 인체가 팔다리의 상위 개념 으로 1문단에서는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여 설명하 고 있을 것이다. 이때 “다음 지문에 대해 옳지 않은 내용을 고르시 오.”라는 질문이 나온다면 선지 1~5번에 대응되는 문장들을 지문에서 찾아내야 하며, 1~3문단의 연결 구조를 알고 있다면 이를 훨씬 더 빠르게 찾아낼 수 는 있다.

 

그러나 여기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세 문단의 어느 부분에서든 이를 물어보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 은 부분이 명확히 나뉘는 문학에 비해 독서는 무작 위성이 훨씬 강하다.

 

 

정독을 하자

 

그렇기에 독서는 문학과는 달리 반드시 지문을 처 음 접했을 때 정독하는 것을 권장한다. 극소수의 학생들은 빠르게 독서 지문을 훑는 것만 으로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대략적으로 감 을 잡지만, 나는 이 극소수에 해당되지 않으며 당장 이 정도의 역량이 초단기 기간에 생기지도 않는다

 

짧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은 지문을 정독하되, 한 번 읽을 때 글의 논리와 배열을 최대한 파악해서 1회독 후 다시 읽을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독서 지문은 중구난방으로 서로 무관한 정보들을 일렬로 배열한 덩어리가 아니다. 2024 수능 국어 독 서 파트에서 제일 까다로웠던 철학 12~17번 지문 (나)가 길이는 길지만 체계적으로 정리가 잘 된 글 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유학자들은 도를 인간 삶의 올바른 길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보았다. 중국 송나라 이후, 유학자들은 이러한 유학의 도를 기반으로 현상 세계 너머의 근원으로서 도가의 도에 주목하여 <노자> 주석을 전개했다. 혼란기를 거친 송나라 초기에 중앙집권화가 추진된 이후 정치적 갈등이 드러나면서 개혁의 분위기가 조성 됐다. 이러한 분위기하에서 유학자이자 개혁 사상가인 왕안석은 <노자주>를 저술했다.
그는 <노자>의 도를 만물의 물질적 근원인 ‘기' 라 고 파악하고, 현상 세계에 앞서 존재하는 기의 작용에 의해 사물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그는 기가 시시각각 변화하듯 현상 세계도 변화한다고 이해했다. 인위적인 것을 제거해야만 도가 드러나고 인간 사회가 안정된다 는 <노자>를 비판한 그는 자연과 달리 인간 사회의 안 정을 위해서는 제도와 규범의 제정과 같은 인간의 적 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혜와 덕이 뛰어난 사람이 제정한 사회 제도와 규범 도 현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 한 것이다. <노자>의 이상 정치가 실현되려면 유학 이 념이 실질적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왕안석은 <노자>를 유학의 실천적 측면과 결부하여 이 해했다. 송 이후 원나라에 이르러 성행하던 도교는 유학과 불 교 등을 받아들여 체계화되었지만, 오징에게는 주술적 인 종교에 불과했다. 유학자의 입장에서 그는 잘못된 가르침을 펴는 도교에 사람들이 빠지는 것을 경계했 다.
그는 도교의 시조로 간주된 노자의 가르침이 공자의 학문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밝히고자 <도덕진경주>를 저술했다. 그는 도와 유학 이념을 관련짓는 구절을 추 가하는 등 <노자>의 일부 내용을 바꾸고 기존 구성 체 제를 재편했다. <노자>의 도를 근원적인 불변하는 도 로 본 그는 모든 이치를 내재한 도가 현실화하여 천지 만물이 생성된다고 이해했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유 학의 인의예지가 도의 쇠퇴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는 < 노자>와 달리 도가 현실화하여 드러난 것으로 해석하 고,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할 사회 규범과 사회 질서 체계도 도가 현실화한 결과로 파악했다.
원이 쇠퇴하고 명나라가 들어선 이후 유학과 도가 등 여러사상이 합류하는 사조가 무르익는 가운데, 유학자 인 설혜는 자신의 학문적 소신에 따라 <노자>를 주석 한 <노자집해>를 저술했다. 그는 공자도 존중했던 스 승이 노자이므로 노자 사상에 대한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기존의 주석서가 <노자>의 진정 한 의미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유학자들이 노자 사상을 이단으로 치부했다고 파악한 것이다.
다양한 경전을 인용하여 <노자>를 해석하면서 그는 < 노자>의 도를 인간의 도덕 본성과 그것의 근거인 천명 으로 이해하고, 본성과 천명의 이치를 탐구한다는 점 에서 노자 사상과 유학이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노자>에서 인의 등을 비판한 것은 도덕을 근본 으로 삼게 하기 위한 충고라고 파악했다.

 

 

 

철학인만큼 쉬운 주제는 아니지만, 1문단에서 <노 자> 주석과 관련된 이야기가 선언된 후 글 전체에서 <노자>와 관련된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2~4문단은 문단별로 시기에 따라 각각 왕안 석, 오징, 설혜의 사상을 다룬다. 또 각 문단 내에서는 중심 주제인 <노자>와 엮어 대 략적으로 ‘사상의 배경 및 동기’ → ‘새로운 관점에 서의 이해’ → ‘일반화‘ 정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문단에서는 왕안석이 개혁이 진행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에 맞춰 새로운 사상을 생각했으 며, 도를 ‘기’로 해석하여 이를 통해 현상 세계가 변화한 다는 관점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노자>와 달리 인간의 개입을 주장하며 <노자> 유학을 현상 세계 정치에 구현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구조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내용들을 끼워 넣는다면 어렵지 않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처럼 타임어택의 제약은 최소한으로만 의식하고 일단 지문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데 집중하면 글의 구조를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문제에서 각각의 선지를 판단 할 때 지문에서 어느 부분의 문장과 비교해 보아야 하는 지 훨씬 빠르게 판단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이런 식으로 정독을 하는 게 일반적인 입시 생들의 예상보다 시간 손실이 적게 생기며, 지문에 서 더 명확한 근거로 선지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답률이 대폭 상승한다. 또한 글의 내용을 잘못 파악해 한 지문에서만 2개 이상의 오답이 나오는 대량 실점의 가능성 역시 원 천 차단된다.

 

무엇보다도 이런 접근을 반복하다 보면, 연습용 모 의고사를 칠 때마다 주어진 지문을 꼼꼼하게 읽어 야 하므로 이를 바탕으로 증가하는 경험치의 절대 적인 양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방식으로 1등급 내에서도 더 높은 위치로 (어 쩌면 만점까지도) 단기간에 올라갈 수 있다.

반응형
그리드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